연고전을 돌아보며

연고전 기간 내내 좋은 가을 날씨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잠실벌로 향했습니다. 축구경기가 후반전에 이르자 이번만은 학생들에게 승리의 기쁨과 희열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해주십사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연고전 기간 내내 좋은 가을 날씨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잠실벌로 향했습니다. 축구경기가 후반전에 이르자 이번만은 학생들에게 승리의 기쁨과 희열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해주십사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기지 못하는 경기가 이틀째 계속되면서도 우리 응원단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습니다. 본부석에서 멀리 보이는 잠실벌의 연세응원단은 마치 지축을 흔드는 것 같은 위력을 과시했으며, 모든 연세인이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응원가와 춤의 율동은 잘 어울려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이어진 백양로에서의 뒷풀이 행사도 양교생 모두의 ‘젊음의 향연’ 그대로였습니다.
총장으로서 여기에 승리의 기쁨까지 더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였으나, 연세인이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연고전은 우리나라 대학문화 가운데 최고이며 세계 수준의 축제입니다. 젊음과 낭만을 불사를 수 있는 연고전이 있다는 것은 한국의 자랑입니다. 연고전은 채플과 함께 연세인을 진정한 연세인으로 거듭나도록 만드는 필수 요소입니다. 연고전은 단순한 체육행사가 아닙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불굴의 정신, 강인한 의지, 투지 등 중요한 덕목을 배우는 전교생을 위한 필수적인 교육의 장입니다.

우리 응원단의 적지 않은 빈자리를 바라보면서 이 귀한 기회를 더 많은 연세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연고전은 앞으로 더 많은 교수님들과 교직원선생님들, 그리고 동문들이 적극 참여하여 연세의 힘을 결집하는 귀한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연고전의 바람직한 방향도 새롭게 모색해야 합니다. 양교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친선을 도모하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에 충실해야 합니다. 1년 내내 수고한 선수들과 감독, 코치, OB동문들과 응원단 및 관중을 앞에 두고 경기를 못하는 일은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연고전은 또한 우리만의 잔치가 아닌, 이웃과 함께하는 연고전이 되어야 하며 엘리트의식 보다는 ‘섬김의 리더십’을 함양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린 대중교통수단 내에서의 소란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겨레의 앞날에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연고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의 투지, 열정, 낭만, 패기가 너무도 자랑스러웠습니다. 모교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으로 연고전에 참여했던 수많은 연세인을 보면서, 이들이야 말로 21세기 통일 선진 한국을 이끌어갈 진정한 지도자들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응원가처럼, “사랑한다 연세”를 모든 연세 구성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이렇게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연세인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2007년 10월 7일
총장 정 창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