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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심으로 ‘똘똘’…우리학교 웹진은 내가 만든다
우리 학교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학교 공식홈페이지에 접속해보지만 모니터에는 온통 다음주에 열릴 세미나 기사, 무슨 교수가 상을 탔다는 이야기, 등록기간 공지사항 등 학교 홍보소식들 뿐, 학교 자유게시판만 가지고는 도무지 성이 차지 않는다. 목마름을 느끼는 학생들이라면 우리만의 학교사랑 커뮤니티를 찾아보자. 여기 ‘학생의, 학생을 위한, 학생에 의한’ 커뮤니티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애교심으로 똘똘 뭉친 그들의 아이디어를 웹상에서 펼치는 주인공들을 만나봤다.
■연세대 ‘연세인닷컴’―최성식 전략기획팀장
각종 행사 주도…비즈니스화된 커뮤니티
“그냥 포털이 아닙니다. 대학문화를 만드는 벤처기업이지요.” 최성식(연세대 방송영상제작 석사과정)씨가 당당하게 내미는 명함에는 연세인닷컴(www.yonsein.com) 전략기획팀/실장’이라는 직함이 역시나 당당하게 박혀있다. 연세인닷컴은 2000년 5월 설립되어 전국대학생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 수상하고, 한국신기술평가원의 성공투자를 이끌어낸 거물급 벤처기업이다. 이들은 커뮤니티 운영 외에도 학생과 동아리의 행사들을 기획하고 각종 이벤트와 캠페인을 진행시킴으로써 근 5년간 연세대의 대학문화를 주도해왔다. 즉, 비즈니스화된 대학 커뮤니티다.
최성식 실장은 사업동기에 대해 “학교와 후배에 대한 봉사”라고 설명한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있지만 추진력이 약한 동아리나 학생단체를 도움으로써 학교 내에 활발한 대학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사이버 연고전 주최, 각종 페스티발 개최, ‘일기 씁시다’ 캠페인 등 굵직굵직한 행사들을 주도했고, 특히 연세대 상징색인 푸른 옷을 입자는 ‘푸른물결 캠페인’을 3년간 진행하면서 아이겐포스트나 카파 등 유명의류업체와 긴밀한 산학협력관계를 맺기도 했다. 이런 행사수익의 대부분은 학교 발전기금이나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대학문화에 대한 고민’이라고. 행사를 통한 대학문화 활동은 필연적으로 협찬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늘 상업성과 책임감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참여의식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문화 틀이 되겠다”는 최 실장은 문화컨텐츠 연구소와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두고 있다.
■중앙대 ‘KIN거운 뉴스’―최락선 편집장
사회·재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담아내
애교심이 철철 넘쳐야 할 학교 웹진에 KIN이라니?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득 킨은 ‘즐’이란 뜻. 이 불경스러운 이름에 대해 중앙대 웹진 ‘KIN거운 뉴스(www.caukin.net)’의 편집장 최락선(중앙대 경영4)씨는 “즐거움에 비판적 시각을 더하는 것도 애교심의 한 발로”라고 자신있게 답한다.
지난 5월 말에 오픈한 이 웹진은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기자가 되어 기사를 쓸 수 있는 ‘시민기자’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 곳곳에서 소식을 보내고 있는 220여명의 기자들과 날마다 자유게시판을 채워주는 독자들이 모두 웹진의 편집자인 셈이다. 최근에는 거물급 인터넷 대학신문인 U뉴스에서 제휴 요청을 받았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곳에선 대학생활의 소소한 이야기들부터 정치나 사회적 쟁점, 대학본부나 재단에 대한 비판 등이 넘쳐난다. 게시판 역시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완전 익명제로 운영되고 있다. 덕분에 소위 ‘안티’들도 많은데. 특히 편집장이 학생회장 출신이라서 학생운동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의 공격이 심하다고. 그러나 욕설만 아니라면 게시물을 삭제하지는 않는다는 게 운영원칙이다.
오픈 3개월이 지나면서 나름대로 자신감이 생겼다는 최 편집장은 디자인을 새로 하고 포털 기능을 추가하는 등 대대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탄탄한 기획을 바탕으로 한 오프라인 신문을 통해 온라인과는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한두달 후에는 아마 냉랭한 대학당국이 먼저 찾아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최 편집장은 “KIN거운 뉴스에서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최우선인만큼 학내여론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 성대 ''왕립민속 성균관대'' - 천나리(가운데) 주인장
톡톡 튀는 개성 천국…골수회원만 380여명
하루에도 유령회원 수십명을 무자비하게(?) 잘라버리는 와중에도 골수회원만 6개월만에 수백명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혈기왕성한 커뮤니티가 있다. 그 주인공은 성균관대 학생 클럽 ‘왕립(王立)민족 성균관대 싸이人들의 모임(skkulovers.cyworld.com)’. “성대 학생 모두가 저절로 친해지는 클럽을 만들겠다”는 주인장 천나리(성균관대 인문1)씨의 포부는 04학번 신입생답지 않게 당차다. 이 클럽은 그야말로 톡톡 튀는 개성의 천국이다. 회원 인터뷰와 함께 미니홈피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싸이월드 투멤 패러디 ‘성싸의 스멤&습격’, 자기 생각을 “나는 ○○○한다”의 형식으로 나타내는 ‘이럴땐 어쩔래’, 맘에 드는 사람의 정보를 익명으로 교환하는 ‘이 사람은 누구죠’ 등의 게시판들이 줄줄이 ‘new’를 붙이고 있다. 특히 하루에 한명만 게시물을 올릴 수 있고 나머지는 한줄답변만 가능한 ’출석체크’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자정 5분 전부터 마우스를 붙잡고 대기하는가 하면, 미리 글을 써놓고 계속 ‘수정’ 버튼을 눌러대기도 하고, 심지어 접속중인 다른 회원에게 채팅을 신청해 견제하기도 한다. 최고기록은 4일 연속 등록. 회원들이 워낙 활발하고 충성도가 높다보니 주인장 천나리씨의 별명은 ‘온라인의 여왕’이라고.
성공적 운영의 비밀은 어떻게 하면 재밌는 클럽을 만들까 늘 고민하고 노력하는 10명의 운영진 덕분이다. 정모 준비만 해도 시간과 장소, 코스를 투표로 결정하는 것은 기본이고, 3일 전부터는 아예 교대로 사이트에 상주하며 접속하는 회원마다 말을 걸어 미리 친분을 쌓는다. 클럽 관리에 하루 세 시간씩 투자한다는 천나리씨는 “시간은 많이 뺏기지만, 사람이 좋고 학교가 좋아 계속 하고 있다”며 웃음을 보인다.
임효진기자/r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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