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렘의 앞에는 엄청난 거구의 할아버지가 서있었다. 처음엔 당황해서 누군지 몰랐
지만, 곧 생각이 났다. 바로 이 성의 영주인 카롯 피에로 였다. 그는 옛날부터 용맹
을 떨쳤다. 떠도는 자였던 그는 목재꾼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는 어떤 목
재던지 기한을 지켜 모든이에게 공급했기 때문에 항간에는 그가 몬스터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소문을 벗어버리듯이 32년 전의 제2차
대세계혼란전쟁에서 페스트로비의 제1군 사령관으로 명성을 떨쳤고 승리를 이끌
어내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지금은 바로 이 “루테론 성”의 영주였다.
“하하하! 괜찮네~ 뭐 생각하다 보면 그럴수도 있지. 근데 젊은이가 고민이 많으
면 어떻하나! 혹시..여자문제인가? 하하하!”
할아버지 답지 않은 호탕함이 그의 온몸에서 배어나왔다. 마치 이웃집 아저씨 같
은 느낌이었다.
“죄..죄송합니다.. 제가 미처 영주님을 못 보고 지나칠뻔했군요.”
“허허, 괜찮데두.. 자네가 사드르 가문의 렘인가?”
자신을 알아주는 영주에게 인사도 안하고 지날뻔한 자신이 너무 쑥쓰러웠다.
“영광입니다! 영주님!”
“허허.. 자네 이름은 유명하지 않은가?”
영주가 갑자기 몸을 숙이며 렘에게 귓속말을 했다.
“사실은 우리 딸이 자네 팬이라네.”
얼굴이 붉어지는게 느껴졌다. 영주님 딸이 나를?
“네..아..네..”
“자네 전체이름도 외우고 있다네.. 크리스티앙 렘 사드르..맞나?”
“넵!!”
“허허.. 나중에 모임에서 보세~”
“안녕히가십시오~”
카롯 영주는 육중한 몸을 움직이며 나아갔고 그 발소리는 꽤 오랫동안 들려왔
다.
론이 렘을 툭툭 쳤다.
“렘..무슨 생각했냐?
“어? 어.. 뭐였지?”
“헉.. 니 머리속에 웜이라도 들어갔냐?”
렘은 아까 생각해오던 그 어떤 물체에 대해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대신 영주님
딸에대한 상상만이 가득차오고 있었다.
'예쁠까?'
| |
